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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수칼럼] 지역경제와 이마트트레이더스

벌링턴과 로체스터 그리고 군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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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수 본보 시민참여위원장
기사입력 2018-01-15

▲   김하수 본보 시민참여위원장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왔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1980년대에 시장으로 일했던 버몬트주 벌링턴시에는 대형마트를 찾아볼 수 없다.

 

대형마트에 가려면 차를 타고 15분 이상 달려 시외로 가야 한다. 주민수가 겨우 4만 명인 이 도시는 생필품 유통은 생활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시티마켓이 대부분을 맡고 있다. 벌링턴 시의회는 2002년 대형슈퍼마켓 체인점 쇼스(Shaw’s)가 이 도시에 진출하려 할 때 입점을 막았다. 이유는 대형 유통업체가 들어서면 수익의 대부분이 외부로 유출되어 지역경제에 이득이 없다는 것이었다.

 

대신에 시의회는 시티마켓에게 조합원만을 대상으로 하는 운영방식에서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지역유통업체로 전환하는 것을 조건으로 지원을 했다. 지금 시티마켓은 직원수가 230명이 넘고, 조합원은 약 1만 명이고, 상품 공급업자는 250명이 넘는다. 매출액은 미국 내 3천여 개 협동조합 중 단일매장 기준으로 1위이다. 연 매출 503억 원 중에서 지역 생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에 달한다. 약 10년 전 미국전체 실업률이 10%에 육박했을 때 벌링턴시의 실업률은 5%에 그쳤다.

 

코닥(Kodak)의 도시 ‘로체스터’를 보자.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으로 코닥은 2010년에 이르러 사실상 몰락하였다. 자체 전력소와 용수공급로를 갖춘 엄청난 규모의 코닥 파크는 현재 60여 개의 중소기업이 입주하여 코닥의 기반기설을 활용하여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하고 있다. 주정부는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도록 4,500만 달러를 투자했고 지역의 대학과 시민들도 힘을 모았다.

 

거대기업 하나에 지역경제가 목을 매는 구조에서 탈피하게 된 것이다. 코닥이 건재할 때 평균 6만 명의 직원이 코닥 파크에서 일했지만 중소기업들이 들어온 후 9만명이 일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 9만 명은 한꺼번에 정리되는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있다. 로체스터는 중소기업 고용률이 94퍼센트에 이르면서 2015년 미국에서 가장 일자리 구하기 좋은 도시가 되었다.

 

지역경제를 살리는 요체는 무엇인가? 한 국가가 식량, 철강, 에너지 등의 안보와 연결되는 기초산업의 자립을 추구하듯이 한 지역의 주민들이 지역 외에서 발생하는 요인에 의한 경제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역 내 기본적인 생산과 소비를 우선적으로 보호하여 지역 자립도를 높이는 것이다.

 

두 도시의 사례가 그것을 잘 보여준다. 벌링턴의 경우는 기초적인 농산물과 생필품의 생산과 유통을 지역 내에서 우선적으로 해결함으로써 소득과 일자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였고 로체스터의 경우는 중소기업을 지원하여 일자리를 늘였다. 소출에 따라 세금을 내고 군역을 담당할 자작농을 많이 육성하는 것이 번영의 기초였던 옛 왕조시대와 같은 원리이다.

 

베드타운과 공장지대와 농업지역을 모두 보유한 군포시의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도 이 원리에서 답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 그런데 최근 군포시 당동에 이마트트레이더스가 영업을 시작했다. 위 사례들과는 정반대이다. 대형마트는 비정규직 일자리 몇 개만 제공하면서 전체 매출의 0.5% 정도의 지방세만 지역에 낼 뿐이다. 취급하는 상품들도 지역에서 생산된 것이 아니라 타지에서 생산된 것들이다. 뿐만 아니라 교통체증과 대기오염이란 부작용도 감수해야 한다.

 

이마트트레이더스 입점으로 시민들은 당장 소비생활이 편리해지겠지만 지역경제 자립성과 주거환경이 악화되는 대가를 치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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