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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그리고 뉴 저널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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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외래교수
기사입력 2018-01-25

1.유시민 vs 정재승

가상화폐 비트코인과 관련해서 <알뜰신잡>의 한 식구였던 유시민과 정재승이 충돌했고 급기야 jtbc는 긴급토론을 편성했다. 비트코인은 사기라서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유시민과 이에 반대하는 정재승, 누가 옳을까?

정재승, “국가라는 중앙통제시스템을 벗어나는 것이 필요하다.”
유시민, “국가의 화폐발행권을 민간이나 기업에 주는 것을 반대한다.”

 

화폐발행권을 국가의 중앙통제시스템에서 벗어나 민간기업이 갖고 있는 나라는 아마 미국이 유일할 것이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라는 곳인데 민간은행들의 연합체다. ‘연방’이라는 표현은 꼼수다. 이명박이나 박근혜 때처럼 정부에 따라 다를 수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국가는 공익을 추구하고, 민간기업은 사익을 추구한다. FRB가 금의 보유와 관계없이 급기야는 금태환제도를 폐기하고 달러를 마구 찍어냄으로써 세계무역질서가 혼란스럽고 미국 정부마저 빚쟁이로 만들어놓았다. 오늘날 끝을 알 수 없는 양극화의 주범이다. 비트코인이 달러에 대한 저항에서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미국이 모델이 될 수는 없다. FRB는 정부의 통제로부터 완전하게 독립되어 있는 민간 금융자본의 곳간이다.

 

2. 비트코인은 상품이다.

본래 화폐는 상품이었다. 생산력 수준이 제고되어 잉여생산물이 발생하면 소박하게 교환경제가 이루어진다. 이 때의 교환형태는 등가교환으로서의 물물교환이다. 그러다가 잉여생산물이 많아지고 운반과 보관에 불편이 가중되면 화폐 역할을 하는 대표상품이 부상한다. 화폐경제의 시작이다. 그 상품은 오랫동안 변하지 않고 가벼우며 일정한 단위로 나눌 수 있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비단과 같은 옷감이 제격이었고, 최종적으로 금과 은이 화폐로 자리를 굳히게 된다. 그것도 불편해지면서 보관증을 써주고 금화를 맡기는 곳이 등장한다. 그것이 화폐고 은행이다.


이 맥락에서 볼 때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는 상품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새로운 방식의 거래를 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가상화폐를 제조한 것이다. 비트코인의 가격이 요동을 치는 것은 그것이 화폐로서가 아니라 희소가치를 갖는 상품으로서의 성격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의 증권이나 마찬가지다. 비트코인도 화폐로 등극할 수 있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앞으로의 가능성도 희박하다. 지속적인 등가교환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설령 비트코인이든 어떤 가상화폐든지 화폐로서 기능하려면 민간기업이 아니라 국가나 공적인 중앙통제시스템을 따라야 한다.
    
3. 블록체인 저널리즘, 시빌(Civil)

그건 그렇고, 보다 중요한 것은 블록체인 기술이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에 얹혀놓은 것이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여 생성할 수 있는 분야는 금융뿐 아니라 유통 · 보안 · 계약 · 저작권 등 얼마든지 있다. 블록체인은 중앙의 관리자가 없는 가운데 개인들이 블록을 형성하여 연결된다는 점에서 새로운 플랫폼이다. 이를테면 네이버가 순위를 조작하는 등 물의를 일으킨 것처럼 누군가가 작위적으로 개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저널리즘도 블록체인에 올릴 수 있다. 미국에서 실제 준비하고 있는 시빌(Civil)이 그것이다. 종이신문의 몰락을 두고 저널리즘의 위기니 민주주의의 위기니 하는 호들갑을 본다. 지금 미디어 생태계의 변동은 전통적 저널리즘의 위기일 뿐 실제로는 저널리즘의 기회요 따라서 민주주의에도 희망이다. 자본에 복무하고 정치권력에 굴종해온 전통적 저널리즘이 민주주의를 위해 무얼 했다는 말인가? 조선일보는 민주주의의 적이었고 지금도 그러하다.


문재인 정부에서 정치권력의 통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자본의 영향력은 건재하다. 미국의 시빌(Civil)은 그 모든 외부의 압력에서 자유로운 21세기형 뉴 저널리즘을 지향한다고 한다. 시빌은 다양한 뉴스룸을 제공할 뿐 기사의 내용에는 간섭하지 않는다. 누구나 기자가 될 수 있고, 누구나 시빌이 발행하는 가상화폐 CVL을 구입해 지불하고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으며, 그 일부는 콘텐츠 생산자에게 돌아간다.


시빌은 저널리즘 자문위원회, 뉴스룸 관리자,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물론 이 둘은 구분되지 않는다), 팩트 체커 등으로 구성된다. 정치권력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고 광고도 필요치 않다. 시빌은 작년 500만 달러(약 55억 원)의 투자를 받아 금년 중 선을 보일 계획으로 준비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나가는 바람이고 핵심은 블록체인이다. 전혀 개념이 다른 새로운 저널리즘의 희망으로서 주목하고 모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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