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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여행전설, 네비없이 운전하기5

조성무의 자동차와 여행(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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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무 메이트학원 원장
기사입력 2018-01-30

<로텐부르크에서 뮌헨까지>

로텐부르크 민속촌을 구경하고 오후 1시 03분 로텐부르크 출발,  본격적인 ‘로만틱가도’ 드라이브!

 

▲<로만틱 가도> 


참 한적하다. 간간히 나오는 시골 마을들도 예쁘고, 평화스럽고, 멀리 보이는 성들, 성당, 종탑들 너무나 멋져보였다. 그러나 그 골골마다 서려있는 모든 전설들을 이해할 때만이 우리가 유럽을 이해할 것이다.
 
내가 유럽 역사를 가장 열심히 공부한 것은 대학에 들어가려고 입시 공부할 때도 아니고 대학 1학년 때, 유럽 혁명에 대해서 공부할 때였다. 지금은 다 잊혀졌지만... 그 높은 성들, 으리으리한 성당의 이면에 그 질곡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농민들의 아우성이 들리는 듯했다.
 
로만틱가도를 따라가는 길은 참 쉬웠다. 물론 해매임에 대한 긴장감도 없었다. 로만틱가도라는 표지판이 계속 나오니까.

 

 낭만적이어서 로만틱가도가 아니라 로마로 가는길이라  로만틱이라고도

 

로만틱가도는 ‘낭만적’이어서 ‘로만틱’가도가 아니라 로마로 가는 길이라 해서 로만틱가도라 는 설이 있다. 그러나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에 독일인, 즉 게르만족이 무시무시한 야수성을 떨치지 못하던 시절에 로마 문화는 매우 낭만적이었기 때문에 ‘로만틱’이라는 말은 곧 ‘낭만적’이다라는 말과도 통한다는 설도 있다. 아무튼... 간간히 나오는, 여행기에서 읽은 낯익은 마을들을 들릴까 말까 망설이다가 결국 지나쳐서 3시 20분, 아침 겸 점심은 먹은지라 점심도 거른 채 아우구스부르크 좀 못 미쳐서 A8번 고속도로를 탔다. 뮌헨을 향하여!
 
그런데 로만틱가도도 아우구스부르크에 가까이 오니까 왕복 4차선 도로로 바뀌고 그 낭만성을 잃었다. A8번 고속도로. 뮌헨을 눈앞에 둔 지점에 휴게소를 겸한 인포메이션이 있다. 도시 지도는 도시에 들어가기 전에 구하라. 요게 딱 그런 개념의 인포메이션이었다. 들어가 보니 안내 데스크에 할머니 직원이 계셨다. 간단히 인사하고 제일 큰 지도를 골랐다. 7.8유로.
 
할머니가 묻는다. “뮌헨에서 뭐 할 거냐?”
‘호프 브로이 하우스’에서 맥주마시고 하룻밤 자고 갈 거라고 했더만 내가 고른 지도보다 좀 작은 지도(5.5유로)를 꺼내더니 이거면 충분하다고 한다. 감동! 감동! 어차피 돈 받고 파는 건데. 비싼 거 팔면 할머니 입장에서는 더 좋을텐데. 이게 독일인 특유의 강직함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별의 별 사람들 다 있겠지만... 뿐만 아니라 지도를 척 펼쳐 놓고 형광펜으로 ‘호프 브로이 하우스’ 표시해주고, A8번 고속도로 끝나는 곳에서부터 거기까지 가는 길을 표시해주었다.
 
이것뿐이 아니었다.
얼마짜리 호텔을 원하냐? 도심에서 자기를 원하냐? 등등. 그렇게 해서 소개해준 호텔이 뮌헨 아말리안스트라쎄에 있는 ‘사보이 호텔’. 호프 브로이 하우스까지 걸어서 20분. 둘이 75유로. 아침 포함. 물론 도심에 있는 다른 호텔의 가격을 직접 비교해 본 것은 아니지만. 할머니 말씀대로라면 거의 200유로에 육박한다고 한다. 그것에 비하면 매우 싸다. 그 호텔로 하겠다니 전화까지 직접 해서 예약을 해줬다. 그러나 그것이 또 하나의 비극의 시작이었다.
 
할머니의 친절함에 감탄하면서 인포메이션을 나와 다시 고속도로를 타는가 싶더니 이내 뮌헨에 도착하였다. 4시 7분. 누적 킬로수 5262km. 뮌헨에 들어서서 우리의 목적지인 사보이 호텔을 가려면 일단 도심 순환도로까지 가야했다. 지도에서 확인한 바로는 고속도로 진출도로에서 순환도로로 합류하는 지점은 이른 바 T자형 삼거리. 그러면 우리는 거기서 좌회전을 하면 되는 거였다. 역시 말은 쉽다.
 
예상대로 T자형 삼거리가 나왔다. 그런데 전면에 보이는 도로가 그리 넓지 않은 도로. 이게 순환도로인가?  아무튼 좌회전을 했다.
 
아 이게 또 웬일인가? 오늘은 단 한 번의 해매임도 없이 잘 끝나려나 했는데 이것은 또 다시 오늘의 비극을 잉태하는 것이었으니. 결론만 미리 말하면 예약된 호텔을 찾은 시각이 정확하게 6시 22분. 4시 7분에 뮌헨에 들어왔으니까 호텔을 찾는데 두 시간도 더 넘게 뮌헨을 헤매고 다녔던 것이다.
 
물론 2만분의1 도시 지도를 가지고 있었다. 특히 호텔 근처 도심은 1만분의 1까지 표시되어 있었다. 아무리 작은 길도 지도에 도로 이름과 함께 표시되어 있었다. 물론 도로마다 도로 이름도 친절하게 써 있었다.
 
텡스트라쎄, 아달베르트스트라쎄, 테레지엔스트라쎄, 쉬러우돌프스트라쎄, ---스트라쎄, xxx스트라쎄, ㅇㅇㅇ스트라쎄. 그러나 우리가 찾는 아말리안스트라쎄만 안 나타났다. 지도를 보고 여기서 좌회전 하면 되겠다 싶어 찾아가면 좌회전 금지. 일단 직진.... 가다보면 우리가 어디 있는지 실종. 길가에 차세우고 행인에게 물어본다. 차도 아무데나 세울 수나 있나???
 
이번 여행에서 내가 가장 많이 한 영어. 길가는 사람에게 다짜고짜 지도 들이대며,
 
'Where am I?'

지도가 아무리 친절하면 무슨 소용? 내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데.
나중에는 아예 지도 보는 것을 포기했다. 아무데나 가자. 가다보면 호텔이 나오겠지.......마지막 수단은 그것이었다.  전 후, 좌 우, 상 하 살펴보며 그냥 가는 것이다. 한 쪽 방향으로만 계속 회전하면 결국 제 자리를 빙빙 도는 셈이므로 적당히 좌, 우회전을 섞어가면서.... 이른 바 좌3 3, 우3 3전법!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좌,우 회전을 반복하다가 나왔다. 허무하게 그냥 호텔이 나와 버렸다. ‘사보이 호텔’. 더블룸은 80유로. 주차비 10유로. 으잉? 인포메이션 할머니가 차도 세울 수 있다고만 그랬지 돈 받는다고는 안했는데 어쨌든 거금 90유로를 주고 체크 인. 자동차 여행에서 호텔을 미리 예약하면 안 된다. 길가에 쌔고 쌘 것이 호텔인데 예약한 호텔을 찾으려면 고생한다.
 
호텔방에 들어가니 너무나 배가 고팠다. 생각해보니 로텐부르크 민박집에서 아침 먹고 운전하면서 할머니들이 싸준 요깃거리로 배를 채우고 점심을 따로 먹지는 않았다. 일단 호텔방에서 밥을 차려먹었다. 냄새 안 나는 반찬만 가지고. 김, 쇠고기 장조림 등등. 그러나 딱 반 공기만 먹었다. 밥 많이 먹으면 술 못 마신다.  특히 맥주는...우리가 뮌헨에 왜 왔던가? 오로지 하나, 호프 브로이 하우스에서 맥주 마시려고....7시 22분 호프브로이 하우스를 가려고 호텔을 나섰다. 걸으면 20분이라고 해서 시내 구경 삼아 걸어갈까 했지만, 왜이리 마음만 급해지는지... 택시를 탔다.
 
걸어서 20분이 택시로 가면 얼마나 갈까 싶어서 탔는데, 인포메이선 할머니가 잘 모르셨는지 아니면 택시 기사가 바가지 씌우려고 돌아갔는지 20분에 걸을 거리는 아니었다. 어쨌든 택시비 6.2유로. ‘호프 브로이 하우스’ 7시 40분. 세상에나 입구에서 반대편 끝이 가물가물 거리게 보일 정도로 그렇게 넓은 어마어마한 맥주집. 그러나 빈자리가 잘 보이지 않았다. 초저녁부터 그 넓은 곳을 빈자리를 찾아 다녔다.  종업원은 우리가 앉거나 말거나 식이고.
 
마침 일어나려는 일행이 있어서 테이블이 치워지기도 전에 착석.
 
여행기에서 뭐 뭐 시키라고 했었는데 그 여행기를 안 가져와 무엇을 시켜야 할지 난감. 조금 생각나기로는 'Home made '어쩌구 하는 것 시키라고 써 있는 것 같아 시켰더만 이상한 버섯에 미니 수제비가 소스에 버무려져 있는 요리가 나온다. 우린 소시지 먹으려고 했는데. 다시 메뉴판을 천천히 찾아보니 쏘시지가 있다. 다시 한 접시 더!
 
맥주 맛은 뭐 그저 그랬다. 사실 맥주 맛 구분 잘 못한다.
악단의 흥겨운 연주, 그리고 그 연주에 따라 부르는 손님들의 노래. 완전히 군가풍! 강직하고 무뚜뚝 하고 그럴 것 같은 독일 남자들...노래도 군가처럼 군기 있게 그렇게 흥겨운 시간은 흘러가고. 1000cc짜리 맥주를 한 5개 정도 시켰던가. 그렇게 취하고 택시타고 호텔로 들어와 여행 5일차의 밤은 지나가고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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