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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면희칼럼] 기후위기와 환경 부정의, 그리고 지구적 공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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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면희 성균관대 초빙교수/ 공화21 공동대표
기사입력 2020-08-19

▲  한면희 성균관대 초빙교수  

산업사회의 기후위기와 환경 부정의

긴 장마가 떠나가고 무더위가 찾아왔다. 코로나19로 여전히 위협을 느끼는 가운데 푹푹 찌는 더위로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지경이라고 해도, 우리는 물난리로 피해 입은 이웃의 눈물과 고통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20년 한반도는 늘 겪는 여름철 장마를 맞이하였을 뿐인데, 과거와 달리 무려 54일이라는 최장의 기간을 기록할 사태에 처했다. 나라 곳곳서 불과 며칠 사이에 1년 강수량의 3분의 1이 쏟아지는 물폭탄을 경험하기도 했다. 대도시 일부 도로가 침수되었고, 산사태가 주택을 침범하여 적지 않은 인명 피해가 났으며, 댐의 물을 급히 방류하고 또 제방 둑이 무너지면서 하류의 마을과 농경지가 잠기는 커다란 재해를 입었다. 인명 피해로만 35명 사망에 실종이 7명이니 재산상의 피해는 집계조차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다. 

 

장마철 홍수에 대비해야 할 정부 부서와 공공기관의 대처가 미흡하여 사태를 키웠다는 점에서 인재 성격도 없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이 초래한 재난이다. 여기서 환경사안과 관련하여 자연자원의 이용에 따라 이익을 누리는 집단과 그에 따른 부담을 안는 집단이 비교적 확연하게 구분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환경정의는 기본적으로 자연 이용에 따른 혜택과 부담이 보편적이면서 합리적으로 납득 가능한 선에서 응분의 대우를 받을 것을 요구한다. 대도시 부유층이 자원 이용의 이익을 많이 보고 있다면, 그에 따른 부담도 같은 정도로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익만 보고 부담은 다른 누군가에게 떠넘기고 있다면, 이것은 환경 부정의에 해당한다. 이번 장마철의 물폭탄 재해는 유독 농어촌 및 산촌의 큰 피해로 귀결되었다. 도시의 피해도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이번 기후위기의 심술은 재해 인프라가 잘 구축된 대도시보다 그렇지 못한 시골에 더 많은 피해를 주었다. 기후변화가 도농 간의 환경 부정의를 낳을 수 있음이다. 정의는 불의의 시정도 요청하므로 물난리의 피해 입은 분들에게는 상응하는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다만 환경재난이 계속 심화된다면 도시와 시골, 부자와 빈자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가해질 수 있다는 점에도 유념해야 한다. 예컨대 중금속 미세먼지나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민주적(?)이어서, 국적과 빈부귀천, 인종,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 따라서 인류는 누구나 환경사안이 더 증폭되어 위기 도래로 나타나지 않도록 통절한 성찰 속에서 삶의 양식 전환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지구촌 사회와 기후변화 대응

1800년 이전 1000년 동안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평균 280ppm 정도를 유지하였는데. 산업화 초기인 1900년에 295ppm에 이르렀고, 1950년에 315ppm, 1995년에는 대략 360ppm에 이르렀으며, 이후 계속 상승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로써 20세기 100년 동안 지구 평균 기온이 0.6도 오른 것으로 추정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상청에 따르면 기상관측이 시작된 1904년 이후 2004년에 이르는 100년 동안 한반도 평균기온이 무려 1,5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인체 평균체온이 이렇게 오른다고 가정한다면, 정말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국제사회도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는 있다. 1992년 브라질 리우환경회의에서 기후변화협약을 체결하였고, 1997년에는 협약의 구체적 지침인 교토의정서를 채택하여 온실가스를 일단 선진 38개 국가가 1990년 대비 평균 5.2% 감축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러나 선언은 쉽지만 실천은 더딘 편이었다. 온실가스 최대 배출국인 미국의 부시 행정부가 교토의정서 이행을 거부한 것이 대표적이다. 

 

다급해진 가운데 2014년에 UN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는 요코하마회의 보고서를 통해 현 추세대로 흘러갈 경우 21세기 말에 평균 3.7도가 오르는 대재앙을 맞이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결국 교토의정서 이후를 대비하고자 마련된 2015년의 파리기후협정서 참가 195개국은 평균 기온 1.5도 상승서 동결시키기로 하였고, ‘진전원칙’을 채택하여 각 나라가 5년 간격으로 상향된 감축 목표를 제출하여 국제사회의 검증을 받도록 결정하였다. 우리나라도 그 해 6월에 2030년 배출 전망치 온실가스 대비 37% 줄이겠다는 실행 안을 제시하였다. 일단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직시하면서 실천의지를 다짐하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생태 친화적인 지구적 공동선의 지향

가까스로 파리협정에 합의한 것은 천만다행이지만, 문제는 곳곳에 드리워져 있다. 협정 합의 당시 우리나라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세계 비중은 1.8%인 반면, 미국은 15%이고 중국은 무려 28% 수준이다. 중국이 교토의정서 당시 1위 비중의 미국을 제치고 온실가스 최대 배출국으로 부상하였는데, 매우 높은 정도로 경제성장을 지속하면서 자원을 끌어 모으고 있음은 우려스럽다고 아니 할 수 없다. 변덕이 극심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하였는데, 이유를 댈 때 중국을 걸고넘어지는 것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이다. 

 

혹여 온실가스 줄인다고 원전으로 눈길을 돌리는 것은 대안이 아니다. 원전서 전기를 얻는 과정을 간단히 일별하면, 원료인 우라늄 광석의 추출에서 시작하여 제련과 저준위 폐기물의 처리, 우라늄 농축과 또 다른 폐기물인 독성 열화우라늄의 처리, 원자로 가동과 전기 생산, 그리고 맹독의 플루토늄을 포함하는 사용후핵연료의 영구저장 등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원자로 가동 때 온실가스를 굴뚝으로 배출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 이외 다른 과정서 무수히 많은 화석연료 에너지를 쓰게 됨은 분명하다. 가동 중의 사고는 대재앙이고 사후 죽음의 재인 플루토늄 처리는 극도로 위험하다. 중국이 애초 계획한 원전 228기 구축에 눈길을 돌린다면, 우리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을 것이다. 그 상당량은 우리와 인접한 황해에 들어설 것이기 때문이다.

 

유독 환경문제는 지구적으로 서로 연계된 사안이기 때문에 도시와 농촌, 나라와 나라, 더 나아가 인간 문명과 자연 간에 결부되어 있다. 이제 사적인 이익 추구가 공익을 저해하지 않아야 하고, 집단 간의 공익 역시 공동선이라는 규범 안에서 시행되어야 한다. 21세기는 지구적 공동선을 향해 사회제도와 생활양식의 전환을 생태 친화적으로 도모해야 할 때이다. 우리가 미래세대에 대한 책임을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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