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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음식 이야기] 갓/갓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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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완섭 K-GeoFood Academy 소장
기사입력 2020-11-04

제67호 지리적표시 농산물-여수 돌산갓

제68호 지리적표시 농산물 - 여수 돌산갓김치

 

  밥솥에서 퍼 낸 더운 쌀밥 위에

  척척 걸쳐먹는 그 맛이 가장 좋다.

  입맛이 없거나 나른할 때 한입 넣으면

  금세 입맛이 되살아나고 온몸에 힘이 솟는다.

 

  ‘음식사냥 맛사냥’을 연재했던 이종찬 기자의 돌산갓김치 예찬이다. 그는 막걸리를 좋아해서 매콤하면서도 새콤달콤한 갓김치를 안주 삼다보면 그 맛이 혓바닥을 농락하면서 또다시 시원한 막걸리를 부른다며 경계(?)의 눈초리도 흘린다. 막걸리 애호가인 나 역시 똑 같은 심정으로 밥도둑인 간장게장만큼 안주도둑인 갓김치를 경계한다.

 

  갓은 쌍떡잎식물 양귀비목 겨자과 식물이다. 한국과 중국에 분포하며 한자로 개채(芥菜) 또는 신채(辛菜)라 하고 영어로는 Mustard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잎채소를 갓이라 하고 그 열매를 겨자라고 따로 부르는데, 잎을 주로 먹는 것과 겨자로 쓸 품종은 약간 다르며 갓은 주로 김치용으로 쓰이는데 반해 열매는 매운맛이 강하여 양념, 약제용 또는 기름으로 짜기도 한다. 2,000년 이상의 재배역사가 확인된 중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의 재배역사는 분명치 않으나 중국과 일본의 전파 내력으로 봐서 오랜 옛날에 도입이 되어 품종분화가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문헌에 많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조선 시대에도 갓김치를 즐겨 먹은 듯하다. 특히 메갓이라고도 불리는 산갓은 이른 봄의 입춘 오신반(五辛盤)에 포함된다. 이것으로 담근 김치는 쏘는 맛으로 미각을 자극하며 그 향취가 사흘을 간다고 하였다. <증보산림경제>에서는 “산갓이 좀 자라면 즉시 시들고 맛이 좋지 못하다. 봄을 먼저 알린다고 하여 산갓을 ‘보춘저(報春菹)’라 한다.” 하였다.

 

  돌산 갓은 해방 후 50년대 초 일본을 왕래하는 여수지역 무역상들이 무잎 형태의 ‘만생평경대엽고채’ 계통의 씨앗을 들여 와 돌산 세구지 마을에서 처음 재배한 것이 시초. 지금은 돌산 전역은 물론 인근 화양면까지 확산 재배되고 있다. 돌산갓김치가 명성을 얻게 된 것은 재래 갓과 달리 해양성 기후와 알칼리성 및 유황 성분의 토사질 토양에서 재배되어 톡 쏘는 매운맛이 적고 섬유질이 적어 부드러운 데다 독특한 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특성으로 막 담근 생김치도 담백한 맛을 내지만 일정 기간 숙성시킬 경우에는 감칠맛을 내 하절기나 동절기 할 것 없이 잃었던 입맛을 되찾는 데 제격이다. 

 

  여기다 돌산 갓은 단백질 함량이 일반 채소에 비해 높다. 일반 곡류에서 부족한 무기질과 비타민도 많아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며 고지혈증 등 성인병 예방에도 효능이 뛰어난 기능성 식품이다. 특히 당질은 8.4%이다. 이 때문에 한때 청와대 식탁에 고정메뉴로 오르기도 했다. 현재는 지리적 특산품으로 등록하여 돌산·화양지역 1천여 농가에서 600여 ha(3백20만여평)에 갓을 재배하고 있다. 

 

  돌산 갓은 씨앗을 뿌린 뒤 수분과 일정 시비를 할 경우 50여 일이면 수확이 가능하여 양산체제가 구축돼 있다. 이로 인해 4계절 내내 갓김치 맛을 즐길 수 있는 것도 명성을 이어가는 한 요인이다. 맛은 봄과 가을철에 노지에서 재배된 갓으로 담근 것이 가장 뛰어나다.  

 

  돌산 갓김치에는 일반 김치와 물김치, 절임 김치 등 3종류가 있다. 일반 김치는 무잎 갓을 소금에 절여 씻은 뒤 젓국과 마늘, 양파, 생강, 물고추, 찹쌀가루죽 등을 혼합하여 만든다. 물김치는 배춧잎 갓을 절여 배와 사과, 풋고추를 갈아서 만든 즙과 생강, 양파, 마늘, 찹쌀가루죽 등을 혼합하여 하루쯤 숙성시켜야 제맛이 난다. 절임 김치는 팩에 절임 갓을 담고 갖가지 재료의 양념을 별도로 포장하여 소비자의 식성에 따라 간을 맞추도록 한 맞춤형이다. 

 

  갓에는 푸른색과 보라색 갓이 있는데 보라색이 향이 더 진하고 맵다. 갓김치는 보랏빛의 붉은 갓으로 담그는 것이 맛있고, 동치미에는 물이 우러나지 않는 푸른색 갓이 좋다. 전라도 지방의 갓김치는 고춧가루와 멸치젓을 많이 넣은 별미 김치이다. 갓은 삭히지 않고 소금에 절이기만 하면 되고 실파를 섞어서 담그면 더욱 맛있다. 겨울철에는 담근 후 한 달쯤 충분히 익은 것이 더 맛있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는 ‘가슴을 이롭게 하고 식욕을 돋운다.’라고 표현하고 있고, <동의보감>에서는 ‘따뜻하고 매운 성질이 담을 제거하고 기(氣)의 유통을 돕고 한(寒)을 몰아내어 몸을 따뜻하게 하니 신장의 사기(邪氣)가 제거되고 구규(九竅 ; 사람 몸에 있는 9개의 구멍)를 통하게 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갓은 엽산이 풍부한 식품 중의 하나로서 갓 100g에 엽산이 370㎍이 들어있다. 보통 식품 중 엽산의 50-90%가 가공 및 조리 과정에서 파괴되는데, 갓은 김치를 담가 먹어도 엽산의 함량은 크게 줄지 않는다. 엽산은 단백질과 핵산의 합성에 작용하여 발육을 촉진시킨다. DNA 합성에 필요한 티미딜레이트(thymidylate)가 합성되기 위해서는 엽산이 꼭 필요한데 부족하면 세포분열이 정상적으로 일어나기 어렵다. 세포분열이 많이 일어나는 유아기, 성장기, 임신 수유기에 필요량이 대폭 증가하므로 이 시기에 엽산 보충이 필요하다.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 아스피린이나 경구용 피임약을 복용하는 사람도 결핍되기 쉬우므로 충분한 양을 섭취해야 한다. 엽산이 풍부한 갓김치는 성장발육 외에도 다음과 같은 효능이 있다.

 

  1. 빈혈 예방. 엽산이 없다면 골수 내의 적혈구 전구 세포들이 새로운 DNA를 형성할 수 없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분열되어 성숙한 적혈구가 되지 못한다. 특히 적혈구의 수명은 통상 4개월 정도인데, 새로운 적혈구가 만들어질 때 엽산이 결핍되면 정상적인 적혈구가 생성되지 못해 악성 빈혈이 유발된다. 

 

  2. 뇌졸중 예방. 식사를 통해 충분한 양의 엽산을 섭취하는 사람들은 적은 양의 엽산을 섭취하는 사람들보다 뇌졸중 발생 위험이 낮다고 한다. 미국 보건조사의 일환으로 실시한 한 영양조사에 따르면, 19년 동안을 추적 관찰한 결과 가장 많은 식이성 엽산을 섭취한 사람들이 가장 적은 양의 식이성 엽산을 섭취한 사람들보다 뇌졸중을 경험할 가능성이 21%가 낮다고 보고하였다. 

 

  3. 암 예방. 엽산이 암을 유발하는 DNA의 손상 위험도 감소시킬 수 있다. 엽산의 일일 섭취 권장량은 400㎍인데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하루 700㎍의 엽산 섭취로 젊은 성인들은 DNA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적당량의 엽산 섭취가 여성들에서 대장암 및 직장암의 발생률을 감소시켜준다고 한다. 

 

  갓과 잘 어울리는 음식으로 된장을 꼽을 수 있다. 콩으로 만들어진 된장은 각종 영양소가 풍부해서 성장발육에 도움을 준다. 갓에 된장을 넣고 밥을 쓱쓱 비벼 먹어도 맛있고 무침을 해도 입맛을 돋우기 때문에 함께 먹으면 맛과 영양 모든 면에서 궁합이 잘 맞는다. 

 

  끝으로 갓김치 담그는 법을 소개한다.

  * 재료 : 갓 1kg, 실파 500g, 고춧가루 1과1/2컵, 멸치젓 2컵, 굴 1컵, 밤 10개, 배 1개, 잣 1큰술, 마늘 2통, 생강 1톨, 통깨 1큰술, 실고추 약간, 굵은 소금 1/2컵, 계란 1개, 양파 1/2개 

 

  * 담그는 법 

 1. 갓은 깨끗이 씻어 소금에 절인다. 

 2. 실파는 5cm 길이로 자른다. 

 3. 밤과 배는 껍질을 벗겨 편으로 저며 썰고 잣은 마른행주로 닦는다. 

 4. 굴은 연한 소금물에 흔들어 깨끗이 씻는다. 

 5. 냄비에 멸치젓과 물을 붓고 끓인다. 

 6. 달걀흰자는 거품을 내고 양파는 곱게 채 썰어 섞는다. 

 7. 끓인 멸치젓에 흰자 양파를 넣고 은근한 불에 끓여 맑은 액젓을 만든다. 

 8. 거즈에 내려 맑은 액젓을 만든다. 

 9. 고춧가루에 멸치젓국과 통깨를 넣고 불려 양념장을 만든다. 

10. 양념장에 실고추, 밤, 배, 실파, 굴, 다진 마늘, 다진 생강을 넣고 버무려 속을 만든다. 

11. 절인 갓은 물에 씻어 채반에 널어 물기를 뺀다. 

12. 물기 뺀 갓에 속을 넣고 버무린다. 

13. 먹기 좋은 크기로 등분하여 항아리에 담는다. 

 

▲ 신완섭 K-GeoFood Academy 소장     ©군포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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