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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철 칼럼] 해약금, 위약금, 위약벌, 손해배상액의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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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철 변호사
기사입력 2020-11-17

▲ 심규철 변호사     ©군포시민신문

계약법을 지배하는 가장 큰 원칙은 “계약은 지켜져야 한다(pacta sunt servanda)”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 있어서는 아무리 문서로 체결된 계약이라 할지라도 이런 저런 사정으로 지켜지지 않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따라서 매매계약이나 임대차계약· 도급계약 등 각종 계약을 체결할 때 계약의 이행을 담보하거나 강제하기 위하여 계약금이나 선급금 등이 수수되기도 하고, 현실적으로 금전이 수수되지 않으면서도 “위약금”이나 “위약벌” 등의 개념을 사용하면서 계약의 이행을 담보하려고 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는데, 이들 용어는 어떤 의미와 효력을 가지고 있는가를 살펴보고자 한다.

 

 현실적으로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매매계약이나 임대차계약 등에 있어서 계약 당사자 사이에 수수되고 있는 계약금에 대하여, 민법 제565조는 이를 해약금으로서의 효력을 갖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즉 일정한 계약금이 계약 과정에서 수수되었다면, 계약금을 교부한 매수인이나 임차인은 당사자의 어느 한 편이 계약의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 이를 포기하고, 수령자는 그 배액을 상환하여 그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경우의 계약 해제는 상대방의 계약불이행을 이유로 하는 계약해제가 아니고 계약을 해제하려는 당사자의 일방적인 사정으로 계약을 해제하는 것이어서 이 때의 계약금 포기나 배액상환은 손해배상의 개념은 아니다. 다만 계약서에서 “매수인(임차인)이 계약을 불이행할 때에는 계약금을 몰수당하고, 매도인(임대인)이 계약을 불이행할 때에는 계약금의 배액을 상환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으면 이때의 계약금은 해약금으로서의 성격과 아울러 손해배상액 예정으로서의 의미도 있으므로 당사자는 상대방의 계약불이행의 경우에 실제 손해액이 얼마라는 입증을 하지 않고도 수수된 계약금의 몰수 혹은 그 배액의 상환을 청구할 수 있고 또 실제 손해액이 그것보다 많다 하더라도 그것으로 만족하여야 하게 된다.

 여기서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게 되는데, 이에 대해서는 민법 제398조가 규정하고 있다. 계약당사자의 어느 일방의 계약불이행으로 상대방에게 손해가 발생했을 경우 손해를 입은 당사자가 상대방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하여는 손해의 발생 사실과 손해의 범위(손해배상액)를 입증하여야 하는데, 현실의 손해배상 소송에서는 특히 손해배상액을 입증하기가 쉽지만은 않은 경우가 많다. 이 경우 계약의 이행을 강제하면서도 한편으로 계약위반의 사실이 발생했을 때 손해의 발생사실이나 손해배상액 입증의 부담을 경감시켜주기 위하여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손해배상액의 예정이 되어 있다면, 계약 일방의 어떤 계약불이행이 있게 되면 그 상대방은 그 일방 당사자의 그 계약위반 사실만을 입증하면 예정된 배상액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신축 아파트 분양계약서 상에 건설사의 사정으로 인한 입주 지연으로 인한 건설사 상대의 손해배상의 경우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한편으로 손해배상액이 예정되어 있으면 실제 손해액이 그보다 크다 하더라도 그 이상은 청구할 수 없음을 유의하여야 한다. 그런데 손해배상액의 예정 금액이 과다하다고 인정될 경우엔 실제 소송에서 법원은 이를 적당히 감액할 수 있는 것으로 하고 있다(민법 제398조 제2항). 예컨대, 계약금이라는 명목으로 수수된 금액이 전체 대금의 30% 정도 되는 경우, 어느 일방의 계약위반이 있을 경우 전체 대금의 30% 혹은 60%를 손해배상하라는 것은 가혹한 경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경우엔 법원이 적당한 금액으로(통상 계약금은 전체 대금의 10% 정도로 보는 것이 적당하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임)감액할 수 있다는 점이 후술하는 위약벌과는 다른 것인데, 현실의 계약에서 명백히 손해배상액의 예정 혹은 위약벌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위약금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계약을 한 경우에 대하여 민법은 “위약금의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한다” 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현실의 계약(예컨대, 프랜차이즈 가맹계약의 경우)에서 위약금이라는 표현이 사용되어 있는 경우, 이를 위약벌로 해석할 것인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해석할 것인지 다투어질 수 있는 경우가 더러 있게 된다. 만일에 위약벌로 해석할 수 있게 된다면, 이는 손해배상이 아니라 계약의 이행을 더 확실하게 담보하기 위한 성격의 금전이므로, 계약의 일방 당사자는 계약위반자를 상대로 위약벌로 규정된 금액을 청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외에 별도의 손해배상의 청구도 가능하다 할 것이나,  한편 위약벌로 정해진 금액에 대하여는 이에 대한 감액청구가 인정되지 않는 반면에 다만 위약벌금의 액수가 민법 제103조가 정하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여 과다하다고 인정되면(예컨대, 위약벌로 정해진 금액이 실제 손해액의 3배에 달하는 경우)당사자 일방이 그의 독점적 지위 내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체결한 것인지 등 당사자의 지위, 위약벌 약정을 하게 된 동기와 경위, 계약위반 과정 등을 고려하여 위약벌 약정의 전부 또는 일부를 무효로 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태도이다(대법원2015.12.10.선고 2014다14511 판결 등). 

 

한편 건설공사 도급계약 등에서 건설사 등의 초기 공사의 원활을 위하여 선급금 등이 건설사에 지급되는 경우가 있는 바, 이는 계약금과도 그 성질이 다른 것으로서 공사도급금액의 일부 선지급금(전도금前渡金이라고도 함)이라 할 것인데,이 경우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계약을 불이행하게 되었을 경우 선급금의 법적 성격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는 계약의 전체 취지· 거래의 성질· 거래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정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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